안동소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주 중 하나로, 그 명성은 무궁무진하다.

출처 : 술익는집 Drinkhouse
그러나 이 명성 뒤에는 오해와 과장, 그리고 상업적인 편의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적지 않은 이들이 무시하는 부분이다. 안동소주라고 불리는 술이 단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 제조방식이 존재한다.
더욱이 일부 브랜드에서는 “몇 백년 전통”이라는 광고 문구를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탕이나 ‘주정’과 같은 첨가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물론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을 강조하면서 현대의 방식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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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이라는 물질은 90% 이상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며, 일반적으로 희석식소주나 식품용 소독제 등에 사용된다. 이러한 주정을 첨가한 안동소주가 “700년 전통”이라고 광고하는 것은, 주정을 제조하는 연속식 증류기가 1800년대에 처음 개발된 유럽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러니하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고려시대에 원나라로부터 증류기술이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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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동과 제주도는 원나라의 병참기지로 사용되면서 증류주가 발전한 지역이다. 안동 지역은 양반가 많아 고급 술인 소주를 자주 마셨고, 이러한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의문점이 하나 있다. 바로 안동소주의 한자 표기에 쓰이는 ‘주’ 자가 일본의 소츄를 나타내는 한자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통 소주에 쓰이는 한자는 다르며, 일본식 소주의 한자가 여기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아이러니를 더하고 있다.
물론 모든 안동소주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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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브랜드는 술의 본래 맛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명인안동소주는 500년 전통을 바탕으로 1992년부터 상업양조를 시작했다. 이 브랜드는 쌀을 발효시키는 과정을 길게 가져가 풍미를 높이고, 100일 동안 저온숙성을 거쳐 맛을 안정화시킨다. 또한 증류 과정에서 진공 펌프를 사용해 목넘김이 부드러운 술을 만든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