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력적이고 거친 디자인, 사치로 가득 찬 내부, 이를 지탱하는 무서운 유지비. 메르세데스-벤츠 지바겐은 남녀노소를 무릅쓴 로망의 차로 꼽힌다. 이 차를 타면 어떤 느낌인지, 그리고 실제로 소유하려면 얼마나 드는지에 대해 깊이 파고들었다.
이 차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무식한’ 차로, 복잡한 공기 역학적 고려는 찾아볼 수 없다. 군용 차량에서 유래했기에 그런 점이 무색하지만, 그로 인한 무게감과 투박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감성이 더해져 눈길을 끈다. 사실, 국내에서도 이런 감성을 지닌 차량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예컨대, 코란도나 기아 레토나 같은 차량이 현대적인 감성과 섞여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무겁고 투박한 디자인은 곧 유지비로 이어진다. 차량 세금, 자동차 보험, 주유비만 해도 한달에 수백만 원이 소요된다. 특히, 연비가 5.9로 매우 낮아 주유비 부담이 상당하다. 고급유 가격을 고려하면 연간 주유비만 수백만 원에 이른다.
물론, 이런 비용은 차량의 가격을 제외한 것이다. 가장 저렴한 모델만 해도 2억원이 넘고, 리스나 할부 등의 금융 상품을 이용하면 월 납입금까지 고려해야 한다. 차량 가격과 유지비를 합치면, 실제로 월 4,500만원 정도의 유지비가 발생한다. 이처럼 유지비는 ‘로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더구나 이 차는 패밀리카로는 적합하지 않다. 카시트 설치의 어려움, 애기들이 문을 혼자 닫을 수 없는 무게, 그리고 2억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빠진 소프트 클로징 기능 등이 그 예시다.
결국, 지바겐은 누구나 한 번쯤은 타보고 싶지만, 소유하고 유지하기에는 쉽지 않은 차다. 그것이 로망인 만큼, 현실의 부담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