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빙”이라는 드라마에서 13화는 특별히 시청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한 편이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장조원과 황지희의 복잡한 과거와 그들의 가정 내 소통의 부재, 그리고 결국 찾아오는 비극적인 순간을 다룬다. 특히 이번 화에서는 여러 설정과 소품들이 감정의 높낮이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장조원과 황지희는 한 달에 한 번 고기를 먹는 ‘고기 먹는 날’을 가지는데, 이것이 단순한 식사가 아님을 13화에서는 확실히 알 수 있다. 고기 먹는 날은 황지희가 정한 규칙으로, 그녀의 절박하고 간절한 바람이 이 설정에서 매우 뚜렷하게 드러난다. 냉동고속에 가득 찬 고기는 그녀가 항상 남편과의 시간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음을 묵시적으로 보여준다.
이 외에도 ‘센서등’이라는 설정은 장조원과 황지희의 가정 내 소통의 부재와 그 후의 개선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처음에는 고장난 센서등이 두 사람의 마음의 거리를 보여주지만, 황지희가 센서등을 고치고 나서는 가정 내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표현된다.
장조원이 황지희 앞에서 ‘울보’가 되는 설정도 시청자의 감정을 깊게 만진다. 장조원이 그녀 앞에서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황지희가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암시하며, 그런 그녀를 잃게 되면서 느끼는 그의 절망과 슬픔을 극대화시킨다.

황지희의 ‘영정사진’ 역시 의미심장하다. 가족사진에서 확대한 그녀의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사용되는 것은 장조원이 그녀에 대해 얼마나 부족한 사랑을 표현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후회와 미안함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군화’ 설정은 장조원에게 자유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며, 그를 사무실의 구속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렇게 무빙 13화는 다양한 설정을 통해 복잡한 감정의 물결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이 드라마가 단순한 연속극이 아니라, 각 캐릭터와 그들의 선택, 그리고 끝내 찾아오는 순간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